만화 속 청소년들이 파티 현장에서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한 학생은 '전자담배에는 벌레약과 매니큐어 제거제 성분이 들어 있다'고 말하고, 다른 학생은 '너무 끔찍해!'라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만화로 배우는 예방 교육,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 65% 줄였다

호주에서 5천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만화 형식의 디지털 교육이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을 65%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웹 기반 콘텐츠와 토론을 결합한 이 프로그램은 전자담배 첫 시도 예방에 효과적이었다.

호주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 디지털 만화 교육이 청소년 전자담배 예방에 효과

호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만화를 활용한 디지털 건강교육이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의학 저널 ‘랜싯 퍼블릭 헬스(The Lancet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청소년 금연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화 속 청소년들이 파티 현장에서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한 학생은 '전자담배에는 벌레약과 매니큐어 제거제 성분이 들어 있다'고 말하고, 다른 학생은 '너무 끔찍해!'라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만화 속 청소년들이 파티 현장에서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한 학생은 ‘전자담배에는 벌레약과 매니큐어 제거제 성분이 들어 있다’고 말하고, 다른 학생은 ‘너무 끔찍해!’라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출처: Newton NC, Chapman C, Hides L, et al. Study protocol of the OurFutures Vaping Trial: a cluster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f a web-based eHealth program to prevent e-cigarette use among adolescents. BMC Public Health. 2023;23:635. © Authors, CC BY 4.0.
세계 최대 규모 학교 기반 전자담배 예방 연구

연구팀은 호주에 있는 40개 중학교 학생 5,157명(평균 연령 13세)을 대상으로 클러스터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진행된 학교 기반 전자담배 예방 연구 중 최대 규모다.

학생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4주간 ‘OurFutures Vaping’ 프로그램을 받고, 다른 그룹은 일반적인 건강교육을 받았다.

OurFutures Vaping 프로그램은 만화 형식의 웹 콘텐츠를 중심으로 퀴즈와 토론 활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교육 내용에는 전자담배와 담배의 유해성, 거절 기술, 또래 압력에 대처하는 방법 등이 포함됐다.

참여 교사 대부분은 프로그램 진행이 “쉽고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으며, 학생의 84%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년 후 전자담배 사용률 65% 감소 확인

1년 후 추적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OurFutures Vaping 프로그램을 받은 학생들은 일반 건강교육을 받은 학생들에 비해 전자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6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건강교육을 받은 대조군에서는 전자담배 사용률이 소폭 증가했지만, 만화 기반 교육을 받은 중재군에서는 오히려 사용률이 감소했다.

프로그램을 받은 학생들은 전자담배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지식 점수도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전자담배의 지속적인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는 6개월까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지만,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어 정기적인 추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이 프로그램이 전자담배 ‘시도’ 자체를 예방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청소년 뇌 발달 보호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

전자담배는 2010년대 금연 보조제로 등장했지만, 현재는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니코틴 제품이 됐다. 호주를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고소득 국가에서 12-18세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3-10%에 달한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청소년의 담배 제품(일반담배·전자담배 포함) 현재 사용률은 남학생 5.8%, 여학생 3.2%로 나타났으며,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코틴이 청소년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 향후 흡연과 다른 약물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게이트웨이 효과’를 우려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학교 기반 보건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만화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교사의 별도 훈련이나 특별한 자원 없이도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호주 전역으로 확대 적용 계획 발표

호주 정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학교에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전자담배 기업의 청소년 대상 마케팅을 차단하는 정책적 조치가 병행될 때 청소년 보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연구진은 “전자담배 유행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차세대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도전”이라며 “아이들의 뇌 발달과 건강을 지키려면 규제와 더불어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친숙한 만화 매체와 과학적 근거를 결합해 청소년의 행동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대규모 임상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예방 교육 도입 검토 필요

이번 연구는 호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지만, 그 시사점은 한국에도 크다. 국내에서도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 경험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 기반의 디지털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도입·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정책과 함께 교육적 접근이 병행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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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논문 : The Lancet Public Health (2025). OurFutures Vaping eHealth intervention to prevent e-cigarette use among Australian secondary school students.

이 콘텐츠는 Core Me의 의학 전문 AI ‘닥터코어(Dr. Core)’의 검수 시스템을 거쳐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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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편집장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주간한국, 스포츠한국 등 언론사 기자 경력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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