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전 스포츠 음료, 정말 효과 있을까?” 과학이 말하는 의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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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에 마시는 스포츠음료, 광고에서는 마치 만능 보충제처럼 소개되지만, 과연 실제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최근 스위스와 독일의 공동 연구진은 스포츠 보충제 성분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아르기닌, 비트, 시트룰린이 지구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3가지 성분이 들어간 음료가 지구력 향상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 지구력 선수 대상으로 4가지 음료 효과 비교

스위스 베른대학교와 독일 마르틴 루터 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는 평균 33세의 숙련된 남성 사이클 선수 12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일주일에 6시간 이상 지구력 운동을 지속하는 고도로 훈련된 선수들입니다.

연구진은 1주 간격으로 총 4번의 실험을 실시했으며, 참가자들은 매번 서로 다른 음료를 섭취한 후 동일한 고강도 사이클링 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음료는 미네랄 워터(플라시보), 덱스트로스(포도당, 34g)와 나트륨(0.45g)이 포함된 기본 스포츠음료, 여기에 비트 뿌리 추출물(2.6g)을 추가한 음료, 그리고 아르기닌(2.3g)과 시트룰린(아미노산, 0.7g)까지 첨가한 고기능성 음료 등 총 4가지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운동 1시간 전과 30분 전에 각각 300ml씩 음료를 섭취한 후, 70분 간의 고강도 사이클링 훈련을 탈진 단계까지 강도를 높여가는 지구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성능·대사·피로감 모든 지표에서 차이 없어

연구팀은 최대 산소 섭취량, 운동 지속 시간, 심박수, 젖산 농도, 혈당 수치, 체중 변화, 체감 피로도 등 다양한 생리학적 지표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네 가지 음료 간 운동 성능이나 체내 대사 반응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혈당 수치만 음료 섭취 직후 일시적으로 증가했을 뿐, 실제 운동 중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연구를 주도한 사샤 케텔훗 박사는 “덱스트로스나 아르기닌, 비트 뿌리 추출물이 포함된 음료를 섭취해도 일반 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특히 고도로 훈련된 선수들은 이미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단시간 운동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운동 시간과 선수 영양 상태가 결과에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운동 시간’과 ‘선수의 영양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충분한 식사와 휴식을 통해 글리코겐(근육 내 탄수화물 저장량)이 충전된 상태였으며, 운동 시간도 60분 이내로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외부 보충제가 체력에 크게 기여할 여지가 적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트 뿌리 추출물과 아르기닌은 보통 일반인에게는 혈류 증가나 피로 감소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이미 체력과 대사 효율이 높은 고급 선수들에게는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짧은 지구력 운동에서는 효과 미미

이번 연구는 스포츠음료가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인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충분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며 잘 훈련된 상태에서 1시간 내외의 운동을 수행하는 경우, 일반적인 덱스트로스 기반 음료나 아미노산·비트 성분이 포함된 고기능성 음료 모두 체력 향상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향후에는 글리코겐이 고갈된 상태에서의 섭취 효과나 운동 중 지속적인 섭취와의 비교, 다양한 체형이나 연령을 포함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